2008. 4. 20. 07:42

메이드 인 차이나 없이 살아보기

1. 일단 주인공의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1년 동안 물건 살 때마다 라벨 확인하여 제조국 확인하는 것이 보통 성가신 일이 아니었을텐데, 어쨌든 주인공은 그걸 1년 동안 해냈다. 나라면 못한다.

 

2. 재미있는 것은 주인공의 이중성이랄까, 보이콧이 진행되면서 그가 보여준 태도였다. 보이콧 초반에는 그의 주위의 사람들이 보이콧에 관심을 가져주는 것에 대해서 무척 신경쓰인다는 태도를 보인다. 그는 자신의 작은 행동으로 인해서 주위의 많은 사람들의 행동이 영향받기를 원치 않았다. 하지만 보이콧이 진행될수록 가족, 친구들에게 두 가지 방식으로 도움을 요청한다. 한쪽으로는 원래 보이콧의 의도대로 자신이 중국 제품을 원치 않는다고 알리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꼭 필요한 아이들의 장난감 같은 것에 대해서 선물의 형식으로 중국 제품이 집으로 들어오는 것을 용인한 것이다. 글쎄, 꽤 귀여웠다.ㅎㅎ

 

3. 하지만 그는 그의 보이콧을 남들 앞에 자신 있게 알리지 못한다. 1년간 중국 제품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결심하고 행동하는 일은 누가 보아도 대단한 일인데, 그것의 의미를 애써 축소하려는 느낌이다. 보이콧이 중국 노동자들의 인권 문제 같은 것들과 결부되는 것을 원치 않았거나, 아니면 실제로 자신이 대단한 일을 하지 않는 것으로 생각했을 수도 있지만, 그런 주인공의 태도는 좀 아쉬웠다.

 

4. 그런 면에서 매력적인 인물을 남편 케빈이다. 항상 당당하게, 즐겁게, 때로는 유치하게 보이콧을 수행해 나가면서 소비자로서 한단계 성장한다. 이 책의 주인공은 남편 케빈이다.

 

5. 메이드 인 차이나 없이 살 수는 없다. 중국 물가가 점점 비싸지고 그에 따라 임금도 비싸진다고는 하지만 십여 년에 걸쳐서 투자된 공장이 순식간에 다른 곳으로 옮겨 가지는 않으니까. 그렇다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이 책의 결론대로 좀 더 '현명한 소비자'가 되는 것이다. 물건을 사기 전에 원산지에 대한 고민을 하던 품질이나 용도에 대한 고민을 하던 한번 더 생각하고 소비를 한다면, 그것만으로도 지금과 같은 소비의 시대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의 결론은 뜬금없지만 적절하다고 생각된다.

Trackback 0 Comment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