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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6.11.03 리심(梨心)
2006.11.03 08:51

리심(梨心)

리심?

이름만 들으면 과연 우리나라 사람인가 생각하게 되는 이름을 가진 이 여인네가,

초대 프랑스 공사이면서 직지를 비롯한 수많은 문화재를 프랑스에 가져간 빅토르 콜랭의 아내이며,

조선 여인으로는 최초로 유럽에 가서 파리와 모로코에서 생활하다가 온 사람이란다.

 

그런데 이 여인에 대한 기록이라고는 2대 프랑스 공사 프랑뎅이란 사람의 회고록에 등장하는 몇 페이지가 전부. 따라서 이 소설은 사실을 바탕으로 한 역사 소설, 팩션(Faction)이다.

 

시점도 작가의 시점에서 갑자기 2권은 뜬금 없이 리심의 시점으로,(아마도 구라파의 모습을 리심의 눈으로 생생히 담아내려는 작가의 의도였겠지만)

시간이 주욱 흐르다가도 갑자기 회고 형식의 편지가 나오는 등,

소설 자체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고무공처럼 자유로운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소설 전체를 관통하는 메세지는 이게 아닐까 싶다.

"넌 돌아오면 안 돼. 가거라. 가거라. 더 멀리!"

 

고향 적성현을 떠난 이후로 항상 끝없이 멀리 나아가려고 노력했으며,

끝없이 나아가는 와중에서도 항상 배우고 프랑스의 공화국 정신을 생각했으며,

그녀가 가장 멀리 나아간 곳, 사하라에서 아이러니하게도 돌아갈 것을 결심했으며,

조선에 돌아와서도 신문물을 가장 처음 접한 여인으로서 누구보다 앞서나가려고 했으며,

두 남자의 쟁탈전 속에서...

결국은 역설적으로 자살로써 완전한 자유를 찾게 되는 여인 리심.

 

결국은 그는 자신이 가장 자신있어 하는 마지막 춤을 춤으로써,

자신이 그 누구의 것도 아닌 온전히 자기의 것이라는 것을 두 남자 앞에서 보여주었다.

 

솔직히 빅토르 콜랭과의 재결합은 은근히 바랬지만,

실제 리심이 자살로 생을 마감했는지는 확실치 않아도(이건 사실인가-_-?)

어쨌든간 가장 극적으로 소설을 맺음하지 않았나 싶다.

 

적어도 리심은 내가 읽은 국내소설의 여성 캐릭터로서는 가장 역동적인 인물이다.

김탁환씨가 남자의 눈으로 여자인 리심의 섬세한 내면을 어떻게 그릴까 궁금하기도 했다만,

나름대로 괜찮은 듯 싶다.

다만, 리심이란 인물을 정치적 소용돌이에 빠져들게 한 것은 실제로 그랬을지도 모르지만,

굵은 소설을 써온 작가의 경향이 드러나는 것이 아닐지...

신경숙씨가 쓰고 있는 '푸른 눈물'과 비교해 보고 싶다. 단행본 안나오나..;;

 

암튼간에 영화 판권 계약도 맺었단다.

캐릭터 자체가 워낙 매력이 있으니 잘 만들면 괜찮은 영화가 될 듯 싶다.

근데 리심 역은 누가? 황진이 때문인지 언뜻 떠오르는게 하지원, 송혜교 뿐이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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