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07.07.02 구라삼국지
2007.07.02 08:24

구라삼국지

과연 현재 20대 중반의 남자치고 삼국지 때문에 밤을 새워보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나만 해도 코에이 삼국지 2,3, 그리고 내 평생의 최고 게임 영걸전,

소설로는 이문열, 박종화, 만화로 전략삼국지, 용량전, 창천항로, 최근의 삼국전투기까지 -_-

또 중학교 때 진짜 빠져 있을 때에는 삼국지 대연구인가 그런 책 사서,

소설 속에 나와 있지 않은 사소한 얘기에도 관심을 가졌었더랬는데,

 

1년에 교보문고에서 책을 가장 많이 산다는 전유성씨가, 삼국지를 자기 맘대로 구라로 풀어보겠단다.

재담꾼 전유성의 머릿 속의 수많은 잡지식이 과연 삼국지를 어떻게 재구성할 것인가?

사지 않을 수가 없었다.

 

결과적으로는,

"나름대로 만족하는 수준" 되겠다. 즉, 완벽히 만족하지는 못한다는 얘기다.

 

확실히 평소에 보던 삼국지와는 확 다르다.

중간중간에 자신의 경험을 삼국지와 일체화시켜 생생하게 그려내기도 하고,

구라삼국지라는 제목과는 안 어울리게 심리학자의 말을 빌어 인물의 심리를 분석하기도 한다.

문장 자체도 어렵지 않고 구어식이라 술술 잘 읽힌다.

오랜만에 읽는 삼국지라서 감회도 새롭다. 그것만으로도 가치는 충분하다.

 

그런데, 주객이 전도된 느낌이다.

나는 '삼국지'에 '구라'가 추가되기를 바랬다. 이 책은 '구라'에 '삼국지'가 추가된 격이다.

이야기의 중심이 될 삼국지가 삼국지연의와 비슷하게 전개되다 보니,

삼국지 스토리 쪽은 대충 읽다가 구라만 자세히 읽어 웃어 넘기고, 뭐 이런 식이 되더란 말이다.

 

그런 면에서, 서술 방식이 삼국지연의와 같은 흐름으로 서술된 게 아쉽다.

1권 마지막이 초선이 무대에 등장하는, 전형적인 10권 짜리 삼국지의 1권 페이스인데,

10권은 너무 길다 이거다.

과감히 자를 부분은 자르고, 집중해야 할 부분해서 과감하게 생각을 비틀어서,

보다가 무릎을 탁 칠 만큼 날카롭고 통렬한 시각이 있었으면 어땠을까?

그런 면에서 전투에 집중하고 온갖 패러디를 다 짜깁기한 최훈 작가의 삼국전투기 쪽이 더 낫다.

 

내 기대치가 너무 큰 건가? 근데 전유성씨라면 할 수 있었을 거라고 생각되는데.

아무래도 2권에서 전유성씨를 다시 한번 만나봐야 할 것 같다.

Trackback 0 Comment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