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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2.06 How Did Hannibal Cross the Alps?
  2. 2007.03.09 로마인 이야기 15 - 로마 시대의 종언
2008.02.06 07:59

How Did Hannibal Cross the Alps?

http://itunes.stanford.edu/

Stanford on iTunes U에서 들어본 첫번째 강의이다.

 

Patrick Hunt란 분이 강의하신 건데, 이 분 경력이 좀 특이하시다. Alpine Archaeologist. 한마디로 스키 타면서 고고학을 연구하시는 분이다.http://www.patrickhunt.net/에서 찾아보니 archaeologist, writer, composer, poet, art historian의 대부분을 Stanford에서 강의하신다고 한다. 대단하신 분이었군 -_-  어쨌든 스키 타면서 뼈도 무지 부러지고 그러셨단다.

 

강의의 대부분은 한니발이 알프스의 어떤 루트를 넘었을까에 맞춰진다. 루트 이름을 확실하게 몰라서 더 자세히 찾아보지 못하는 것이 한이지만, 그는 한니발이 클라피에이라고 들리는(-_-) 루트를 통해서 알프스를 넘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 이유를 몇가지 떠올려보면,

 

- 그쪽 루트에 로마군이 없었다는 것.

- 그쪽 루트에 회유 또는 격퇴시켜야 할 갈리아족이 적었다는 것.

- 로마인이 산을 매우 무서워했다는 것.

- 그 루트 도중에 수만 명의 병사와 수십 마리의 코끼리를 숙영시킬 수 있는 평탄한 곳이 있었다는 것.

- 코끼리를 위해서 물이 많이 필요한데, 물이 비교적 풍부했다는 것.

 

확실히 머리 속에 남은 이유는 저 정도다. 나머지는 듣기 실력이 딸리는 관계로 이해 불가 -_- 단어만 좀 알면 더 많이 들을 수 있을 거 같은데, 좀 아쉽긴 하다.

 

1시간 10분 강의 중에 어떤 루트를 통해 넘었는지에 대한 얘기를 50분간 하다가 갑자기 강의 제목인 'How Did Hannibal Cross the Alps?'로 주제가 넘어갔다. 한니발은 왜 알프스를 넘었을까? 시오노 나나미는 로마인 이야기 2권에서 북쪽을 제외한 로마의 3면이 로마 해군에 제해권 내에 들어있어서 알프스가 있는 북쪽을 택할 수 밖에 없지 않았을까라고 추측하고 있다.

 

Patrick Hunt는 이에 대해 아주 재미있는, 또는 아주 깨는 이유를 제시한다. 한니발의 이름 속에 그 이유가 제시되어 있다는 것이다. 'Hannibal'에서 'Hanni-'는 페니키아어로 영광을 뜻하고, '-bal'은 성경에 나오는 바알 신을 얘기하는 듯 했는데, 산/폭풍/천둥/번개의 신이란다. 즉, 한니발 이름에 담겨진 뜻은 '산/폭풍/천둥/번개의 신에 대한 영광/숭배' 이 정도 될 거 같다. 거기다가 카르타고에서는 보통 첫째 아들을 신에게 제물로 바치는 것이 관습이었다는데, 한니발은 제물로 바쳐지는 대신 아버지와 바알 신 앞에서 평생 로마를 적으로 삼겠다고 맹세했다. 결국 한니발은 산의 신인 바알이 알프스를 넘는 자신을 지켜줄 것이라고 굳게 믿었기 때문에 알프스를 넘었다고 한다 이게 바로 "How".

 

이건 뭐 ㅎㅎㅎ말도 안되는 결론이라고 생각되기도 하지만, 오히려 재미있고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더 크게 느껴진다. 철저히 현실적인 로마인이었다면 절대 그럴 일이 없겠지만, 카르타고인이라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Hunt 교수는 말하고 있다. 대충 한니발의 뛰어난 정보력과 저런 믿음이 하나가 되어 한니발이 알프스를 넘을 수 있지 않았나 싶다.

 

강의에서 인상깊었던 점은 강의 끝나고 무려 25분을 QnA에 할애했다는 것. 진지한 질문 뿐만 아니라 '나도 알프스에 데려가달라' '데려가고 싶지만 돈이 부족하다' 식의 농담 따먹기도 별 거리낌 없이 하는데, 4과 세미나하면 질문 3개 받기도 힘든 우리나라에서는 매우 부러운 모습이다.

 

덧> 아이팟과 팟캐스트의 매력을 하루가 다르게 알아가고 있다. 주로 대학 강의를 듣고 싶어서 찾아보니 스탠포드 쪽이 제일 잘 되어있는 듯 하다. 앨 고어와 무하마드 유누스의 강의도 받아놓은 상태인데, 얼렁 들어보아야겠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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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3.09 05:09

로마인 이야기 15 - 로마 시대의 종언

15년에 걸친 대장정이 드디어 끝났다.

책의 내용이야 어찌 되었건, 70넘은 할머니가 15년간 꼬박꼬박 정열적으로 책을 낸 것만으로도 대단하다. 시오노 할머니의 열정에 일단 추천 한방.

 

이 책을 첨 만난게 97년도이던가.

학교 서클에서 뭐 조사할 게 있어서 역사도서 코너 한참 뒤지고 있는데,

5권 율리우스 카이사르까지 나온 이 시리즈가 보였던 거다.

어떤 계기로 이 책을 집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그저, 5권을 한달음에 읽었던 것만이 기억날 뿐...(더불어 신의 대리인까지;)

 

그 후론 매년 연말에 책 사는게 연례행사가 되었고, 군대에서도 변함이 없었다.

 

내 입맛에 맞는 로마인 특유의 실용적이며 구체적인 세계관,

시오노 할머니의 '이랬던 것이 아니었을까' 하는 역사적 상상력,

또한 책을 술술 넘어가게 하는 문체와 깔끔한 번역.

 

최강의 3박자 -_- 나는 이 책을 좋아할 수 밖에 없다.

 

많은 사람들이 로마인 이야기는 그렇게 좋게만 바라볼 수는 없는 책이라고 한다.

마냥 좋게만 바라보던 나에게는 신선한 충격이었고, 일견 타당한 말들이다.

확실히 이 할머니는 여자답지 않게 마초적이며 문(文)보단 무(武)를 좋아하고,

철저히 지배자인 로마적 관점에서 책을 쓰긴 썼다. 일본이 생각나는 것도 무리는 아니리라.

 

하지만, 시오노 할머니가 마지막에도 말했듯이,

"정치사의 통념 따위는 무시하고, 일반 사람들에게 선정이었느냐 악정이었느냐만 문제 삼으면 되지 않을까"

 

이게 중요한 게 아닐까.

2000년 전의 로마 제국의 속주였던 갈리아는 군대가 없었어도 카이사르에게 반기를 들지 않았다. 자신들이 만족하면, 그걸로 된 것이 아닐까.

 

어쨌든 간에, 로마인 이야기는 그 어느 책보다도 나에게 잘 맞는 책이다.

지루하지 않은 역사서로서 많은 사람들에게 로마에 대한 관심을 일깨웠고,

이 책 말고도 다른 책을 통해서 로마를 더 알고 싶다는 느낌을 갖게 해준 책이다.

 

새로운 세계로의 초대. 로마인 이야기가 나에게 준 것은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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